브랜드의 몰락, 가성비의 약진
약 20 여 년 전, 새로운 브랜드의 햄버거 가게 두 곳이 문을 열었다. 서울 쌍문동에 매장을 연 맘스터치와 서울 압구정동에 첫 둥지를 튼 크라제버거 가 주인공이다.
2015년 전년 대비 2배를 뛰어 넘는 1500억원의 매출액을 기록한 맘스터치는 높은 성장률을 기록하며 증시 상장을 눈앞에 두고 있지만 크라제버거는 현재 청산절차를 밟고 있다.
두 브랜드의 운명을 가른 것은 바로 가성비였다. 2004년 매년 6억원씩 적자를 내던 맘스터치는 가성비를 앞세운 중저가 전략으로 이제 800개가 넘는 가먕점을 자랑하고 있다. 저성장 시대 트렌드의 변화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대응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지 극적으로 보여 주는 대비이다. 주목할 점은 현재의 가성비 바람이 단순히 최저가 상품을 찾아 내는 것에 머물지 않고 최고의 성능을 찾아가는 현명한 소비로 진화 하고 있다는 것이다. 싼게 비지떡이 아니라 싼데 엄지척인 제품을 소비 하는 것, 2016년의 소비자들은 SNS에 가성비 갑 리스트를 공유하며 더 알뜰하고 똑똑하게 돈을 쓰고자 정보력을 총동원하고 있다.
더 중요한 사실은 소비자들의 구매 정보가 많아 졌다는 사실이다. 가성비의 약진과 소비자 정보력의 향상은 불가 분의 관계이다. 소비자는 이제 언제든지 어디서든지 쉽게 정보를 접할 수 있다. 전문적인 정보를 제공하는 미디어 매체도 늘었다. 온라인에서 손쉽게 접할 수 있는 구매 상품평과 sns입소문이 브랜드 충성도를 위협하고 있다. 다시 말해서 동료 소비자들의 구매후기와 풍부한 정보 덕에 신뢰의 지표 였던 브랜드에 의존 할 필요성이 줄어 들고 단순하게 가격대비 성능만 보면 되는 시대가 되었다.
이러한 변화는 브랜드 후광 효과가 상대적으로 높던 화장품 시장에도 변화의 바람을 일으켰다. 다이소가 발표한 2016 상반기 베스트 아이템 10에 포함된 조롱박형 화장퍼프가 대표적이다. 똥퍼프라는 애칭으로 불린 이 조롱벅형 화장퍼프는 해외고가 브랜드 뷰티블렌더에 비교해도 밀착력이나 피부표현이 뒤지지 않는다는 점이 뷰티 블로거 사이에 입소문이 퍼지면서 불티나게 팔리기 시작했다. 사용자들의 후기는 도 다른 사람들의 후기를 만들어 냈고 해당상품의 인기 몰이에 더욱 큰 영향을 미쳤다. 브랜드도 없고 광고도 하지 않은 제품이 가성비 하나로 무장해 입소문을 탈 수 있었던 것이다. 잡지나 TV 프로그램뿐 아니라 유튜브와 같은 미디어 채널과 다양한 SNS플랫폼들이 앞다투어 정보를 제공하는 상황에서 이제 소비자의 선택지는 다양해졌으며 스스로 가격에 어울리는 제품을 발굴하는 이들이 늘고 있다.
가치 소비의 시대, 이름값을 버리고 몸값을 올리다.
휴대폰 시장에도 브랜드의 이름값이 가성비에 밀리는 상황이 펼쳐졌다. 고가의 프리미엄 스마트폰 신제품이 출시 될때마다 판매점 앞에 밤새 줄 서던 풍경은 이제 옛말이 되어 가고 있다. 스마트폰 시장에서 저가폰의 등장은 기존의 굵직한 브랜드가 누리던 시장구조를 재편시켰다. 삼성,엘지,애플등 메이저 회사들도 주력 프리미엄폰의 출시전에 가성비를 강화한 중저가 모델을 내놓는 것이 일반적인 출시 전략으로 자리 잡았다. 값싸고 쓸만한 폰을 찾는 젊은 소비자들에게 생소한 브랜드 이름은 더이상 문제가 되지 않는다. 중국의 화웨이가 내놓은 비와이폰의 경우 9월 한달 하루 평균 500대 이상의 판매를 기록하며 화제를 불러 일으켰다.
대대익선, 기왕이면 더 싸고 더 크게 승부 한다.
2016년 음료시장은 더 저렴하고 더 큰 용량을 앞세운 어체들의 경쟁으로 넘쳐났다. 이미 포화 상태에 이른 것이 아니냐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커피시장은 15년간 매년 평균 9%씩 성정을 계속하고 있다. 신한카드 트렌드연구소의 분석에 따르면 2016년 상반기 저가 커피/주스 전문 업체 이용률은 전년동기 대비 1,741%이상 증가해 커피 시장의 건재 함을 보여 주엇다. 특히 저가 커피 전문점의 상승세가 무섭다. 빽다방 커피전문점은 싸다,크다를 콘셉트로 소비자들의 인기를 끌었으며 가성비와 커피 본연의 맛에 집중한 이디야 커피 전문점 역시 가맹점 수 1위를 기록하고 있다. 주스 전문점 쥬씨 역시 고가의 생과일주스르르 대용량 사이즈에 2,800원이라는 저렴한 가격에 선보여 삼복 더위 속에서 고객들이 줄을 설 만큼 불황 속에 호황을 누렸다. 값비산 음료 한잔이라는 작은 사치 대신 값싸고 양 많은 음료 한 잔이 고물가에 허덕이는 서민들에게 차선의 합리적인 가치로 선택된 것으로 보인다.
식품업계에서는 동일한 가격에 용량만 늘린 소위 착한 포장 제품으로 가성비 전쟁에 대응하고 있다. 질소 포장이라 불리며 과대 포장으로 문제가 되었던 업체들이 소비자드의 엄중한 질책과 요구에 변화를 꾀한 것이다. 오리온은 착한 포장 프로젝트를 내세워 마켓오 리얼브라우니,초코파이 정등의 과자 가격을 그대로 유지하며 중량을 늘렸다. 초코파이의 경우, 기존 35g에서 39g으로 11.4%가량 사이즈를 키우며 초콜릿 함량도 13%로 올렸다. 이는 소비자들의 긍정적 반응을 끌어내며 초코파이의 경우 중량을 늘린 후 한 달 사이 매출이 21%증가 했다. 마찬가지로 팔도비빔면 또한 변동 없는 가격에 중량만 20%늘린 팔도비빔면 1.2를 한정판으로 출시해 연간 판매량의 15%안 1000만개를 생산했으나 50일 만에 완판에 성공했다. 국민배달 음식인 치킨 시장에서도 가성비가 통했다.2016년 호식이 두마리치킨의 경우 치킨 한마리 가격에 두마리를 주는 1+1전략으로 치킨배달 서비스부분에서 소비자 만족도 1위를 차지 했다. 이러한 업스케일 마케팅은 실속을 추구 하는 가치 소비족의 증가와 맞물려 식품 업계 뿐 아니라 다양한 분야로 확대 되고 있다.
향후 전망
틈새 시장 속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는 노력이 중요
어떻게 제품력만으로 킬러 아이템이 될 수 있을 것인가? 먼저 치열한 가격 경쟁에서 어떻게 스스로를 차별화 시킬 수 있을 것인가의 고민이 가장 중요한 이슈로 대두 될 것이다. 불경기 속에서도 고객들은 여전히 작은 사치를 추구 하고 가성비를 중시하며 프리미엄을 여전히 선호 한다. 따라서 다음 단계는 가성비 경쟁속에서의 프리미엄 추구로 전개 될 가능성이 높다.
이러한 변화가 던지는 중요한 시사점은 이제 브랜드 관리 역량보다는 신제품 개발 역량이 중요해 졌다. 소비자의 정보가 절대적으로 다양해진 가성비의 시대에는 브랜드 파워가 약하더라도 가성비 좋기로 소문난 상품은 주저 없이 선택된다. 따라서 가성비 좋은 신상품을 누가 먼저 출시하는 가가 기업의 핵심 역량이 된다.
무엇보다도 소비자의 급변하는 니즈를 파악하고 거기에 신속하게 반응할 수 있는 스피드가 절실 하다.브랜드 관리에서 트렌드 대응으로 기업의 핵심 역량이 전환 되는 이유가 여기 있다.
트랜드 코리아 2017년 중에서
빽다방의 사라다빵이라고 불리우는 상품을 먹어 본적이 있는가?
'책트! 책으로 보는 트랜드' 카테고리의 다른 글
아키텍키즈, 트랜드코리아 2017 (0) | 2017.03.07 |
---|---|
원초적 본능, 트랜드코리아 2017 (0) | 2017.03.06 |
1인 미디어 전성시대 트랜드코리아2017 (0) | 2017.03.05 |
경험 is 뭔들 트랜드코리아 2017 (0) | 2017.03.01 |
내 멋대로 1코노미! 트랜드코리아 2017 (0) | 2017.02.20 |
댓글